러시아 캄차카반도 해변, 독극물 유출로 해양생물 95% 죽어 -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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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인 불확실…10∼15m 해저 죽은 동물 사체로 가득

러시아 캄차카 반도의 한 해변에서 발생한 독극물 유출로 인근 바다의 해양생물 95%가 죽었다고 현지 과학자들이 조사 끝에 밝혔다고 CNN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칼라크티르 해변에서 서핑을 즐긴 약 20명의 서퍼들이 심각한 망막 화상과 식중독과 유사한 증상을 겪은 후 사람들은 칼라크티르 해변에 무언가 문제가 있다는 것을 처음으로 알아차렸다.

9월 초 바닷물은 회색을 띤 노란색으로 변했고, 수면에 진한 우유빛 거품이 일며 강한 악취를 내뿜었다. 며칠 뒤부터 문어와 물개, 그리고 다른 바다 생물들의 사체가 해변에 떠밀려 오기 시작했다.

지방 당국은 처음 이에 대한 보도들을 무시했다. 그러나 압력이 가중되자 러시아 조사위원회는 지난달 30일 환경 유해물질 사용과 폐기물 및 해양오염에 대해 조사를 시작했다. 현지 과학자들은 블라디미르 솔로도프 캄차카 주지사에게 해저 해양생물 대다수가 죽었다고 보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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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 이반 우사토프가 웹사이트에 올린 보고서에서 “해안에서는 큰 바다 동물이나 새들의 사체를 발견하지 못했다”. 그러나 10∼15m만 다이빙하면 저생생물(底生生物, benthos)들이 집단으로 죽어 있다. 95%는 죽었다“고 밝혔다. 몇몇 큰 물고기, 새우, 게들은 살아남았지만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과학자들은 오염 해역이 자신들이 조사했던 곳들보다 훨씬 더 넓으며, 얼마 안 되는 살아남은 해양 생물들마저 생존에 위협을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과학자들과 함께 수중 탐사에 참여했던 한 사진작가도 망막 화상에 시달리고 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이 같은 보고서 내용은 지난달 현지인들이 소셜미디어에 올린 경험담 내용들과 일치한다. 현지 여행 가이드 크리스티나로젠버그는 인스타그램에 ”다이빙해 바다 밑으로 내려가니 죽은 동물들의 사체만 가득했다. 아름다웠던 바다 밑 풍경은 사라졌다. 이 모든 것으 내가 살고 있는 집으로부터 불과 200m 떨어진 바다에서 일어난 일“이라고 적었다.

당초 캄차카 자연자원생태부는 칼라크티르 해변의 물색과 냄새는 정상이며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가 소셜미디어에서 큰 반발을 불렀다. 해변에 떠밀려온 바다 생물들의 사체를 찍은 사진들이 잇따라 소셜미디어에 게재돼 관심을 더욱 키웠다.

무엇이 오염을 야기시켰는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 초기 조사 결과 소독제로 사용되는 페놀 수치가 정상보다 2.5배, 석유 수치가 3.6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지 언론은 유조선 기름 유출이나 군사훈련에서의 잘못 가능성 등을 추측했지만 국방부는 이를 부인했다.

러시아 그린피스 지부는 유독성 폐기물 처리장 인근을 유출 원인으로 지목했다. 캄차카 당국은 농약 등 100t이 넘는 독성물질을 보관하고 있는 코젤스키(Kozelsky) 현장 주변이 훼손됐다고 지난 6일 밝혔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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