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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냇동생 같았는데…" 김태형 감독, '큰형님 마음'으로 김원형 감독 보냈다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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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스프링캠프에서 이영하의 투구를 지켜보는 김태형 감독과 김원형 당시 투수코치. (두산 베어스 제공) © 뉴스1

"이제 쉰 살 다 됐는데, 아직 막냇동생 같은 느낌도 있고 그랬다."

김태형 두산 베어스 감독은 김원형 SK 와이번스 신임 감독을 '큰형님의 마음'으로 떠나보냈다.

김태형 감독은 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플레이오프에 대비한 팀 훈련을 진행하며 기자들과 만나 김원형 SK 감독과 마지막 작별 순간을 소개했다. 두산의 투수코치였던 김원형 감독은 지난 6일 SK의 제8대 감독으로 선임됐다.

앞서 김태형 감독이 먼저 취재진 앞에서 "(SK 감독으로 간다니) 김태형 감독님이 정말 좋아해 주셨다"며 "김태형 감독님과는 친했다고 하면 실례인 것 같고, 내가 정말 좋아했다. 롯데에서 나왔을 때도 제일 먼저 불러주신 분이다. 김태형 감독님께 많이 배웠다"고 존경심을 드러냈다.

김태형 감독과 김원형 감독은 김태형 감독이 SK에 코치로 몸담으면서 친분을 쌓았다. 이후 김태형 감독은 두산 사령탑에 부임했고, 김원형 감독은 롯데 자이언츠를 거쳐 2019년부터 두산 코칭스태프에 합류했다.

김원형 감독이 시즌을 마친 뒤 친정팀 SK로 건너갈 것이라는 사실은 김태형 감독도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 자리가 감독이라는 사실은 발표 직전 알게 됐다.

김원형 감독은 "플레이오프 투수 로테이션을 말씀드리려 감독실을 찾았다가 드릴 말씀이 있다고 한 뒤 SK로 간다고 했다. 그랬더니 '간다고 했잖아'라고 하시더라"며 웃은 뒤 "그래서 자리가 바뀌었다고 설명드리니 더 좋아해 주셨다. 그러면서 더 복잡해질 수 있다며 빨리 SK로 옮길 수 있도록 배려해주셨다"고 전했다.

이 말을 전해 들은 김태형 감독은 "좋아하지는 않았다"며 "축하는 해줬지만 좋아하지는 않았다. 그렇게 좋아할 것까지는 아니다"라고 특유의 재치 있는 입담으로 당시를 떠올렸다.

이어 김태형 감독은 "SK에 3년간(2012~2014년) 있을 때가 나에겐 정말 소중한 경험이고 시간이었다"며 "조웅천, 조원우, 정경배, 김원형 등과 정이 많이 들었다. 김원형 코치도 이제 쉰 살이 다 됐는데도 아직 막냇동생 같은 느낌이 있고 그랬다. 굉장히 축하해주고, 잘됐다고 한번 안아줬다"고 김원형 감독과 남다른 인연을 설명했다.

김태형 감독은 1967년생, 김원형 감독은 1972년생으로 다섯 살 차이다. 김태형 감독의 말대로 김원형 감독은 내년이면 한국 나이 쉰 살이 된다. 동생처럼만 생각했던, 각별한 사이의 후배가 어느새 좋은 지도자로 성장해 다른 팀 감독으로 영전하는 것이 김태형 감독에게도 묘한 감정을 선사한 듯하다.

벌써 세 번째 소속팀 코치를 타 구단 감독으로 떠나보내는 김태형 감독이다. 2017년에는 한용덕 당시 수석코치가 한화 이글스 감독으로, 2018년에는 이강철 당시 수석코치가 KT 위즈 감독으로 부임했다.

김태형 감독은 "능력이 있는 지도자가 필요했기 때문에 상황이 되면 영입을 했던 것"이라며 "한용덕 감독님도 그렇고 다 능력 있는 사람들"이라고 한솥밥을 먹다 타 구단 감독으로 떠난 지도자들을 높이 평가했다.

포스트시즌 중 코치가 팀을 옮기는 이례적인 상황을 맞이한 두산은 정재훈 불펜코치에게 김원형 감독의 빈자리를 맡기기로 했다. 배영수 2군 투수코치는 정재훈 코치의 역할을 맡는다.

김원형 감독은 "걱정도 되지만 김태형 감독님이 계시지 않나. 워낙 명장이시기 때문에, 내가 빠진다고 팀이 흔들리고 그러지는 않을 것"이라며 "두산이 플레이오프에서 이겼으면 하는 바람뿐이다. 여기(두산) 강팀이다. 나 하나 빠졌다고 어떻게 안 된다"고 '전 소속팀'이 된 두산을 응원했다.

doctor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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