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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스포츠 첫 여성 단장'된 킴 응 "유리천장 깼다"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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킴 응 마이애미 단장. 말린스 홈페이지

킴 응 마이애미 단장. 말린스 홈페이지

 
메이저리그(MLB) 최초의 여성 단장이 된 킴 응(51) 마이애미 단장은 17일(한국시간) 미국 마이애미 말린스 파크에서 열린 단장 취임 기자회견에서 "남자들이 '이제 딸과 아내에게 이 소식을 전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흥분된다'고 축하해줬다"고 말했다.
 
지난주 마이애미가 중국계 여성인 응 단장을 단장으로 임명한다고 발표한 후 그는 1000통이 넘는 문자 메시지와 이메일을 받았다. 북미 4대 프로 스포츠 역사상 첫 여성 단장에 오른 그에게 축하를 보낸 사람들은 전 MLB 감독들을 비롯해 스카우트, 프런트 임직원, 선수, 가족과 친구 등 다양한 이들이었다.
 
그는 "친구들과 프런트 직원들이 눈물의 음성 메시지를 보내왔다. 그들은 내가 '유리천장'을 깼다는 게 스포츠와 더 나아가 우리 사회에서 큰 의미를 가질 것이라며 기뻐해 줬다"고 말했다.
 
응 단장에게 축하 메시지를 보낸 사람 중에는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부인 미셸 오바마, 전 테니스 스타 빌리 진 킹 등이 있었다. 응 단장은 킹을 포함해 마르티나 나브라틸로바 등 세상을 바꾼 여자 테니스 스타들을 보며 꿈을 키워왔다고 전해졌다.
 
시카고 대학에서 소프트볼 선수로 활약한 응 단장은 1990년 시카고 화이트삭스 인턴으로 MLB 메이저리그 프런트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능력을 인정받아 8년 만에 명문 뉴욕 양키스에서 부단장에 올랐다.
 
그에게는 거기가 '유리천장'이었다. 응 단장은 2005년 LA 다저스를 시작으로 7개 이상의 구단과 단장직 면접을 봤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2011년부터 MLB 수석부사장을 지내면서도 단장의 꿈을 버리지 않았던 그는 야구계 입문 30년 만에 꿈을 이루게 됐다.
 
동시에 응 단장은 부담감도 느끼고 있다. 그는 "단장직 합격 통보를 받았을 때, 나의 왼 어깨에 1만 파운드(4536㎏)의 무게감이 더해진 느낌이었다. 큰 책임이지만 내가 기꺼이 떠안겠다"고 말했다.
 
남성 중심적이었던 MLB에서 최근 여성들의 약진이 눈에 띈다. 1년 전에는 '여성 타격 코치'가 등장하기도 했다. 지난해 11월 뉴욕 양키스는 레이철 볼코벡(33), 시카고 컵스는 레이철 폴든(33)을 각각 타격 코치로 선임한다고 동시에 발표한 바 있다. 
 
앞서 2015년 오클랜드 애슬레틱스가 2015년 가을 교육리그에 저스틴 시걸(44)을 코치로 임명했고, 이후 여성 트레이너가 종종 등장했다. 그러나 볼코벡과 폴든처럼 '정규직' 타격 코치가 된 사례는 없었다.
 
폴든은 2010년 자신이 개발한 ‘폴든패스트피치’라는 프로그램으로 야구의 과학화에 앞장선 전문가로 평가된다. 폴든 타격 코치는 앞으로 컵스의 신인 선수들이 훈련하는 애리조나주 메사의 타격 연구실을 운영하면서 마이너리그 두 팀의 타격 코치로 활동했다. 
 
볼코벡코치도 운동과학 관련 두 개의 석사 학위를 소지한 전문가다. 볼코벡은 과거 본명인 ‘레이철’로 이력서를 냈다가 여자라는 이유로 번번이 임명되지 못하자 ‘래’(Rae)로 이름을 바꾸기도 했다.
 
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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