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문회 감독./사진=롯데 자이언츠 |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한 허문회(48) 롯데 자이언츠 감독이 한 시즌을 돌아보면서 한 말이다. 아쉽게도 지켜지지 않았다. 승률은 5할까지 떨어졌다. 이길 듯 하다 패하는 롤러코스터와 같은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롯데는 22일 인천 SK전서 8-9 끝내기 패배를 당했다. 이날 패배로 롯데는 3연패를 당했다. 반면 SK는 9위를 확정했다.
더욱이 지난 21일 3-11로 패하면서 포스트시즌 진출이 좌절됐다. 낙심은 했다. 그러나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는 다짐을 보였다. 경기 전 허문회 감독은 "가을야구 탈락이 결정됐지만, 팬들을 더 실망시켜서는 안 된다. 올해 많이 이겨봐야 내년에도 더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끝까지 최선을 다해서 이기는 야구를 하겠다"고 결연한 각오를 보였다.
어두운 표정의 롯데 더그아웃. |
말대로였다. 선수들은 사령탑의 생각을 읽은 듯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었다. 과정만큼은 나쁘지 않았다. 화끈한 홈런 파티를 펼쳤다. 무려 6개의 홈런을 쏘아올렸다.
이에 앞서 롯데는 1-2로 끌려가던 5회 이병규의 포구 실책, 이승헌의 실책 등이 연거푸 나와 실점의 빌미를 자초했다. 결국 3점을 허용했다.
하지만 분위기를 바꾼 것은 홈런이었다. 1-5로 뒤진 6회초 4타자 연속 홈런 진기록을 세웠다. 1사에서 이대호가 SK 좌완 김정빈을 상대로 터트린 솔로 홈런(시즌 20호)이 시작이었다. 이어 이병규가 또 하나의 아치(시즌 7호)를 그렸다. 안치홍은 풀카운트 승부 끝에 담장(시즌 7호)을 넘겼다. 그러자 SK는 김정빈을 내리고 박민호를 올렸다. 그럼에도 롯데의 방망이는 식지 않았다. 한동희가 박민호의 직구를 때려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솔로포(시즌 15호)를 그렸다.
4타자 연속 홈런은 KBO리그 역대 2호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2001년 8월 17일 삼성의 이승엽, 마르티네스, 바에르가, 마해영이 시민구장에서 열린 한화전에서 한용덕을 상대로 기록했다. 그로부터 19년 후 롯데 중심타자들이 대기록을 작성했다.
홈런 파티는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손아섭이 7회 솔로포(시즌 11호)로 6-6 동점을 만들었다. 8회에는 정훈이 김택형을 상대로 솔로 홈런(시즌 11호)을 때리며 8-6으로 달아났다. 이렇게 총 6개의 홈런이 완성됐다. 올 시즌 한 경기 최다 홈런 타이 기록이다. 올 시즌 LG, NC, SK가 1경기 6홈런을 기록한 바 있다.
롯데는 역전을 허용해도 다시 따라붙었고, 다시 경기를 뒤집는 저력을 보여줬다. 이날 인천을 찾은 롯데 팬들은 다소 쌀쌀한 날씨에도 응원 열기 만큼은 후끈했다. 홈런포가 나올 때마다 박수와 감탄사가 쏟아졌다. 정훈의 홈런이 나올 때까지만해도 롯데가 승리할 것처럼 보였다.
9회가 옥에 티였다. 믿었던 마무리 김원중이 막아내지 못했다. 거짓말처럼 무너졌다. 8회 2사 1, 2루에 등판해 이닝을 끝낸 김원중은 9회 1사 후 오태곤-고종욱-최정에게 3연속 안타를 맞아 8-7 한 점 차로 쫓겼다. 그리고 계속된 1사 만루에서 대타 김경호를 삼진으로 잡았으나, 마지막 고비를 넘기지 못했다. 이재원에게 끝내기 적시타를 맞고 고개를 숙였다. 허문회 감독의 다짐도 한순간에 날아간 순간이다. 롯데는 이날 패배로 승률이 정확히 5할로 떨어졌다.
롯데 마무리 김원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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