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 하나를 덜었습니다.”
홀가분한, 그리고 해냈다는 표정이었다. 이강철 kt위즈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2년 째에 팀을 가을야구로 끌어올렸다. kt 구단 역사에 첫 포스트시즌 진출로 기록되는 사건을 만들었다.
kt는 2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0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 17-5로 대승을 거뒀다.
kt는 만년 하위권이었다. 하지만 이강철 감독 부임 이후 팀이 단단해졌다. 지난 시즌에는 비록 아쉽게 6위에 그치긴 했지만, 처음으로 승률 5할 이상을 기록했다. 그리고 숙원이나 마찬가지였던 가을야구 무대를 밟게 됐다.
경기 후 이강철 감독은 “정말 큰 짐을 덜었다. 아직 시즌이 끝난 건 아니지만, 오늘 결정지어서 너무 기분좋다. 2위를 바라본다고 말은 했지만, 뒷통수가 간지러웠다. 무엇보다 자력으로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뤄내, 구단 역사에 한 획을 그은 것 같다. 정말 행복하다”며 환하게 웃었다.
첫 지휘봉을 잡은 지난 시즌 kt는 연패에 연패를 당하며 승차 마진이 –15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이강철 감독은 그때를 돌아보며 “그때 마음을 비웠다. 팀을 만들고 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며 “그게 반환점이 된 것 같다”고 밝혔다.
올 시즌도 초반 불펜이 무너지면서 역전패를 허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강철 감독은 “이기는 경기에 집중하자고 생각했고, 주권이나 (유)원상이, (조)현우, (김)재윤이 등 3연투도 불사했다. 불펜 투수들이 힘을 내줬고, 7월 이후에 투타 모두 하나로 똘똘 뭉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누구 한 선수를 꼽기 어려울 정도로 모두가 잘해줬다. 특히 부상자가 발생했을 때 항상 빈자리를 메워주는 선수가 나타났다. 우리 kt위즈 선수단, 그리고 전력분석, 데이터팀 등 모든 프런트에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3위를 지킨 kt다. 이강철 감독도 최대한 높은 순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하겠다는 포부를 숨기지 않았다. 이 감독은 “확정은 했으니 이제 편하게 순위 싸움을 하고 싶다. 물론 긴장은 늦추지 않겠다.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겠다. 남은 경기도 승산 있다”고 다짐했다.
이강철 감독은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잊지 않았다. 이 감독은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는데도 많은 응원 보내주신 팬분들께 감사드린다. 가을야구의 기쁨을 함께 하고 싶다”고 말했다. jcan1231@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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