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회말 적시 2루타 타구를 날린 후 배트를 던지고 있는 두산 오재원. |
정규시즌 타율 0.233에 그친 타자가 있다. 그런데 가을만 되면 전혀 다른 선수가 된다. '미친다'는 표현이 딱 맞다. 두산 베어스 오재원(35)이다. 가을 야구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팀 분위기를 어떻게 끌어올려야 아는지 잘 아는 선수다. 포스트시즌 성적 또한 일품이다.
오재원은 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 9번 타자 겸 2루수로 선발 출장해 3타수 2안타 2타점의 맹타를 휘둘렀다.
두산은 오재원의 활약 속에 크리스 플렉센의 호투와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의 투런포 등이 나오면서 4-0의 완승을 거뒀다. 플레이오프로 가는 아주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
LG와 준플레이오프 1차전 6회말 추가점을 뽑는 적시타를 만든 오재원. |
최주환은 정규시즌 140경기에 나섰고, 타율 0.306, 16홈런 88타점을 생산했다. 강타선을 자랑하는 두산에서도 최상위에 속했다. 올 시즌 LG전은 타율이 무려 0.423에 달했다. 반면 오재원은 85경기에서 타율 0.232였고, LG전은 타율 0.200이었다.
그러나 이 오재원의 투입이 탁월한 한 수가 됐다. 4회초 2사 1루에서 플렉센의 폭투가 나왔고, 1루 주자 채은성이 2루로 뛰었다. 박세혁이 급하게 송구한 공의 궤적이 살짝 빗나갔다. 오재원이 잘 포구했고, 그대로 태그까지 됐다. 득점권 위기를 오재원이 잘 막았다.
좋은 수비는 좋은 타격으로 이어졌다. 4회말 1사 1,3루에서 우중간 펜스를 직격하는 적시 2루타를 날렸다. 맞는 순간 홈런으로 봤고, 시원한 '빠던(배트 플립)'을 선보이며 벤치 분위기를 살렸다.
홈런이 아닌 2루타였지만, 그래도 귀중한 1타점이었다. 2-0에서 3-0으로 달아나는 적시타. 6회말에는 1사 2루에서 좌중간 적시타를 다시 날려 4-0을 만들었다. 팀 득점의 절반을 본인이 일궈냈다.
4회초 폭투 때 2루로 달린 채은성을 아웃시키는 장면. 박세혁의 송구가 살짝 빗나갔지만, 오재원이 잘 잡아내 아웃까지 만들어냈다. |
결과적으로 머쓱한 상황이 됐다. 그래도 오재원의 빠던 하나가 두산의 분위기를 완전히 끌어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베테랑답게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정확히 알고 있었다.
오재원은 "형이다 보니까 더 파이팅을 내고 선수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중요한 역할인 것 같다. 편하게 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들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정규시즌에서는 최주환에게 밀렸다. 그러나 '가을 오재원'은 다른 사람이다. 기록으로 봐도 그렇다. 이날 전까지 통산 가을야구 85경기에서 타율 0.299를 기록 중이었다. 올 시즌 정규시즌보다 높고, 통산 타율(0.269)보다도 3푼이 높다. 이날 기록을 더해 포스트시즌 타율은 0.303으로 올랐다. 그는 큰 무대에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정확히 알고 있으며 이를 실천하고 있다. 그것이 곧 오재원이 가을에 강한 이유라고 볼 수 있다.
딱 필요할 때 호수비를 펼쳤고, 적시타를 잇달아 때려냈다. 2015년 프리미어12 한일전을 연상시킨 호쾌한 빠던까지 곁들였다. 덕분에 두산이 분위기를 완전히 탔고, 승리를 품었다. 오재원이 왜 두산에 필요한지 명확히 알 수 있는 한판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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