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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지배하는 'KEY' 기성용, K리그가 'KI리그'가 된 사연은?[스한 위클리] - 스포츠한국

[스포츠한국 윤승재 기자]K리그가 6라운드를 마치고 A매치 휴식기에 들어간 가운데, 1~5라운드 동안 K리그를 ‘지배’했던 선수는 누구였을까. K리그 팬들은 단연 돌아온 ‘캡틴’ 기성용의 이름을 떠올릴 것이다.

시즌 초반 K리그의 이슈는 기성용이 휩쓸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즌 시작과 함께 터진 초등학교 시절 성폭력 의혹으로 곤욕을 치르기도 했지만, 개막 이후 그라운드 위에서 녹슬지 않은 기량을 선보이며 소속팀 FC서울과 리그를 열광시키고 있다. 비록 안좋은 소식이긴 하지만, 의혹과 함께 남다른 활약으로 K리그를 지배하고 있는 기성용이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커리어 뒤흔들만한 성폭력 스캔들, 계속되는 진실공방에 K리그 ‘시끌’

지난 시즌 11년 만에 K리그 무대에 돌아온 기성용이었지만, 긴 시간 실전 공백과 부상 여파로 경기에 많이 나서지도 못하면서 팬들이 기대할 만한 모습은 보이지 못했다. 하지만 부상에서 회복돼 정상적으로 시즌을 준비하는 올해는 달랐다. 쾌조의 컨디션으로 캠프 일정을 모두 소화해냈고, 연습경기였지만 공격포인트도 여러 차례 올리며 차근차근 새 시즌 준비를 밟고 있었다.

그러나 시즌 시작 직전 악재가 터졌다. 초등학교 시절 기성용과 또 한 명의 선수에게 성폭력을 당했다는 폭로가 나온 것. 폭로자들은 법무법인 ‘현’의 박지훈 변호사를 통해 2000년 초등학교 재학 당시 무자비한 폭행과 함께 구강성교를 강요당했다고 주장하면서 기성용을 저격했다.

이에 기성용은 정면 반박에 나섰지만, 폭로자 측 변호사는 아예 기성용의 실명을 공개하고 여러 증거가 있다고 재발표하면서 사태는 걷잡을 수없이 커졌다.

설상가상 기성용은 동계훈련 막바지 가벼운 부상을 입으며 정상 컨디션이 아닌 상태로 시즌을 맞아야 했다. 개막전 전북전에 선발로 나서긴 했으나, 전반 도중 허벅지 부상으로 조기 교체되면서 팀 패배를 막지 못했다. 때아닌 부상과 의혹으로 신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온전하게 경기를 치를 수 없었던 기성용이었다.

결국 기성용은 전북전 직후 기자회견을 자처해 자신을 둘러싼 의혹에 정면 반박하는 시간을 가졌다. 기성용은 “증거가 있으면 빨리 증거를 내놓길 바란다”라면서 다시 한 번 의혹을 부인했다.

폭로자 측도 물러서지 않았다. 박 변호사는 “곧 증거를 공개하겠다”라면서 법정 공방을 유도했고, 이후 방송에 폭로자의 육성파일까지 공개하며 여론전을 이어갔다. 결국 기성용도 변호사를 선임했다. 폭로자들을 향해 5억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면서 법정 싸움에 들어갔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계속되는 외풍에도 기성용은 의연, 3경기 연속골로 K리그 ’펄펄’

계속되는 진실공방과 여론전으로 제 컨디션으로 경기를 뛰는 것은 물론, 일반인이었다면 정상적인 생활도 힘들었을 터. 하지만 기성용은 의연했다. 오히려 기성용은 그라운드 위에서 펄펄 날며 지난 시즌의 아쉬움을 날려보내고 있는 중이다.

비록 개막전 전북전에선 조기 교체로 별다른 활약을 펼치지 못했지만, 2라운드부터 기성용은 펄펄 날기 시작했다. 2라운드 수원FC전에서 전매특허인 전방 패스로 나상호의 골을 도운 것을 시작으로 기성용은 4라운드 인천전부터 6라운드 수원전까지 3경기 연속 골까지 터트리며 서울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물론, 공격에서만 번뜩인 것도 아니다. 중원사령관답게 유연한 탈압박과 넓은 시야로 흐름과 템포를 조율하면서 경기를 이끌어나가고, 3선에서 측면 전방으로 날카로운 패스를 연결하며 기회를 만드는 모습도 여전했다. 여기에 팔로세비치-오스마르 두 외국인 선수와의 호흡도 안정을 찾아가면서 그야말로 펄펄 날고 있는 기성용이다.

그 결과 기성용은 2라운드와 4~6라운드에서 네 차례나 리그 베스트11에 선정되는 등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다. 득점도 3골로 공동 2위(경기 당 득점 0.50)에 올라있고, 공격포인트도 4개로 2위에 올라있다. 서울도 기성용의 활약에 힘입어 현재 2위(4승 2패)까지 올라있는 상황이다.

계속되는 법적 공방에도 그라운드 위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는 비결은 뭘까. 기성용은 덤덤하게 “나는 프로축구 선수다. 어떤 상황에서도 경기장 안에서는 흔들림이 없어야 한다”라며 “지금 같은 경우 정신적으로 더 집중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걸로 흔들린다면 핑계라고 생각한다”라면서 평정심을 다스렸다고 이야기했다. 이어지는 진실공방과 여론전은 변호사에게 맡기고 자신은 축구에만 집중하겠다는 의지였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KI리그 된 K리그, 기성용 이슈몰이 가능성 크다

개막전부터 6라운드까지, K리그는 그야말로 ‘KI리그’나 다름없었다. 비록 안좋은 이슈로 관심을 모았지만 남다른 활약으로 긍정적인 이슈로 바꿔내고 있는 기성용이다.

안좋은 소식으로나 좋은 소식으로나 올 시즌 K리그 이슈는 기성용이 계속 주도할 가능성이 크다. 법정 공방을 떠나 성폭력 스캔들 이슈는 여론전의 형태로 계속 수면 위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반대로 기성용이 지금의 퍼포먼스를 계속 보여준다면 그의 플레이를 보기 위해 경기장을 찾거나 영상, 기사를 찾아보는 이들도 많아지면서 리그 관심이나 흥행에도 큰 도움을 줄 전망이다.

여러모로 기성용이 리그 이슈의 중심에 서면서 흥행의 'KEY'가 됐다. 기성용의 올 시즌 활약과 행보에 따라 K리그의 올 시즌이 달렸다. 윤승재 스포츠한국 기자 upcoming@sportshankook.co.kr

-스한 위클리 : 스포츠한국은 매주 주말 ‘스한 위클리'라는 특집기사를 통해 스포츠 관련 주요사안에 대해 깊이 있는 정보를 제공합니다. 이 기사는 종합시사주간지 주간한국에도 동시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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