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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샷] 식인상어 죠스? 45년 만에 누명 벗다 - 조선일보

fishtagall.blogspot.com
입력 2020.06.08 08:59

백상아리 위에서 해저 어류 주로 나와
사람 공격은 사냥 아니라 우발적 사고

호주 남동부 뉴사우스웨일즈주 해안의 백상아리. 영화와 달리 해수면보다는 바다 밑바닥에서 주로 먹이를 찾는 것으로 확인됐다./호주 시드니대
호주 남동부 뉴사우스웨일즈주 해안의 백상아리. 영화와 달리 해수면보다는 바다 밑바닥에서 주로 먹이를 찾는 것으로 확인됐다./호주 시드니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사람들이 바다로 몰리는 여름이 오면 TV에선 으레 영화 ‘죠스’를 방영했다. 영화에서 물 위로 나타난 백상아리의 등지느러미는 곧 이어질 살육의 예고편이었다.

과학자들이 ‘식인 상어’라는 백상아리의 오랜 누명을 벗겨줬다. 백상아리가 실제로는 바다 밑바닥에서 주로 먹이를 많이 찾는다는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호주 시드니대의 데이비드 로벤하이머 교수 연구진은 8일 국제학술지 ‘첨단 해양과학’에 “호주 남동부 해안에 사는 백상아리의 먹잇감을 조사한 결과 바다의 최고 포식자가 예상보다 바다 밑바닥 근처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낸다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바다 최고의 포식자, 해저에서 먹이 찾아

백상아리는 세계에서 가장 큰 포식성 물고기로, 암컷은 6m까지 자란다. 할리우드 영화 죠스에 등장한 이후 사람들의 뇌리에 여름철 해안에서 사람을 공격하는 식인 상어로 각인됐다.

시드니대 박사과정에 있는 제1저자 리처드 그레인저 연구원은 “백상아리의 위에서는 일반적으로 해저나 모래 속에 사는 다양한 물고기들이 발견됐다”며 “이는 백상아리가 많은 시간을 해저 바로 위에서 먹이를 찾는 데 보낸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그는 “등지느러미를 물 위로 세우고 사냥하는 백상아리가 일반인의 머리에 박힌 모습이지만 그리 정확하지 않은 장면인 셈”이라고 말했다.

호주 시드니대의 리처드 그레인저 연구원이 백상아리 위에서 나온 내용물을 분석하고 있다. 상어 뱃속에서는 주로 바다 밑바닥에 사는 물고기들이 나왔다./호주 시드니대
호주 시드니대의 리처드 그레인저 연구원이 백상아리 위에서 나온 내용물을 분석하고 있다. 상어 뱃속에서는 주로 바다 밑바닥에 사는 물고기들이 나왔다./호주 시드니대

연구진은 호주 남동부 뉴사우스웨일즈주 연안에서 백상아리 40마리를 포획해 위 속 내용물을 조사했다. 백상아리의 위에서 나온 내용물은 호주연어, 민대구, 숭어, 놀래기처럼 중간 깊이 바다에 사는 물고기가 32.2%로 가장 많았다. 다음은 바다 밑바닥에 사는 통구멍이나 혀가자미, 양태 등으로 17.4%를 차지했다.

역시 해저에 사는 노랑가오리나 전기가오리 등 가오리류도 14.9%를 차지했다. 결국 백상아리는 바다 밑바닥을 뒤져 먹이를 찾느라 영화에서처럼 물 위로 등지느러미를 보일 시간이 없다고 볼 수 있다.

그레인저 연구원은 백상아리가 예상보다 해양 포유류나 다른 상어, 오징어, 갑오징어는 그리 자주 먹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상어가 2.2m 이상 자라기 전까지는 돌고래 같은 해양 포유류나 다른 상어처럼 큰 먹이를 사냥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진은 몸집이 큰 상어는 이주에 필요한 에너지를 얻기 위해 지방이 많은 먹이를 선호한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사람 공격은 먹이 사냥보다 낯설기 때문”

호주 남동부 해안에서 수면 근처를 헤엄치는 백상아리를 헬기에서 촬영한 사진. 백상아리는 수면 근처에서는 거의 사냥을 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호주 시드니대
호주 남동부 해안에서 수면 근처를 헤엄치는 백상아리를 헬기에서 촬영한 사진. 백상아리는 수면 근처에서는 거의 사냥을 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호주 시드니대

백상아리는 영화에 등장한 이후 식인 상어의 대명사가 됐다. 실제로 전 세계적으로 백상아리에게 공격받았다는 사례가 있다. 미극 플로리다 박물관의 국제상어공격파일(ISAF)에 따르면 1580년 이래 지금까지 326건의 백상아리 공격 사례가 있었으며, 그 중 52건은 인간에게 치명적인 상처를 입혔다고 한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백상아리의 공격이 사람을 먹이로 삼은 것이 아니라 단순히 낯선 것에 대한 호기심에서 물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이번 연구는 이 주장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백상아리가 일부러 인간을 사냥하러 찾아다니지 않는다면 이동 경로에 사람이 나타나지만 않으면 사고는 예방할 수 있다.

공동 저자인 찰스 퍼킨스 센터의 가브리엘 맥초브스키-카푸스카 박사는 “이 비밀스런 포식자의 영양 목표와 이주 경로를 이해하면 인간과 상어 간의 갈등을 유발하는 원인을 찾아 백상아리를 보호할 최선의 방법을 알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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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e 08, 2020 at 06:59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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