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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이야기]해양보호생물 우표 '잘피'와 '해마' - 주간경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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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지에서 바다로 간 동물이 고래라면, 육지에서 바다로 간 식물은 ‘잘피’다. 해초(海草)라고도 불리는데, 바다에서 꽃도 피고 열매도 맺는 여러해살이풀이다. 포자로 번식하는 미역이나 김, 모자반 같은 해조(海藻)와는 전혀 다른 종이다. 육지에 살다 강을 거쳐 다시 바다로 이동하면서 잎에 달렸던 기공이 사라지고 염분이 높은 바다에서 세포벽을 통해 영양분을 흡수할 수 있도록 진화했다. 잘피는 해양생물들에 먹이를 제공하고 서식처, 산란장의 역할을 한다.
우정사업본부 제공

우정사업본부 제공

극지방을 제외한 전 세계 연안에 대략 60여종의 잘피가 자라는데 우리나라에 제일 많은 게 ‘거머리말’이다. 수심 5m의 흙바닥에서 자라는 거머리말은 주로 남해안에 넓은 군락지를 이룬다. 동해안과 서해안, 제주 연안에서도 서식한다. 암반에 붙어 자라는 ‘게바다말’이라는 잘피도 있다. 조류가 빠른 동해안에서 주로 자라고, 남해안과 서해안의 일부 섬에서도 관찰된다. 농사용 퇴비가 부족했던 섬에서는 잘피를 거둬들여 보릿짚과 함께 밭에 쌓아두었다가 썩혀 퇴비로 사용했다고 한다. 비옷을 만들 때는 짚과 섞어 엮기도 했다. 잘피가 많은 곳은 예전부터 낚시 명당으로 꼽히기도 했는데, 부산의 ‘섶자리’가 그렇다. ‘잘피와 해초 등이 무성한 지역’이란 뜻이다. 하지만 최근 우리나라 연안은 무분별한 개발과 환경오염 등으로 거머리말이나 게바다말 같은 잘피의 서식처가 줄어들고 있다. 잘피가 사라지면 물고기도 사라진다. 정부가 매년 바다식목일(5윌 10일)에 해안가에 잘피를 심어 군락을 만들려는 건 이 때문이다.

잘피가 없으면 살 수 없는 물고기가 바로 ‘해마’다. 해마는 낮에는 포식자를 피해 잘피에 붙어 쉬고, 밤에는 동물성 플랑크톤을 찾아 수면 위로 올라온다. 그리스 신화에서 ‘바다의 신’ 포세이돈이 해마가 끄는 마차를 타고 다니는 것으로 묘사되는데, 신화에서의 거대하고 강한 해마와 실제 해마의 모습은 정반대다. 30㎝까지 자라는 종도 있지만, 평균 몸길이는 8~9㎝ 정도로 작은 편이다. 헤엄도 치지 못해 해류에 휩쓸린다. 해마는 잘피나 해초에 항상 꼬리를 감아 해류에 쓸리는 것을 막는다.

제주 인근 해역에서는 등 쪽에 점이 세 개가 박혀 있는 해마가 간간이 관찰되는데 ‘바닷속 카멜레온’이라고 불리는 ‘점해마’이다. 녀석은 주변 환경에 따라 몸 색깔을 자유자재로 바꾼다. 전남 여수와 제주 등에서 드물게 관찰되는 ‘복해마’도 환경에 따라 연황색, 연적색, 갈색 등 몸 색깔이 다양하다. 이들 해마는 암컷이 알을 낳으면 수컷이 자신의 배에 있는 보육낭에 알을 넣고 키우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다만 중화권에서 해마가 ‘몸보신에 좋다’고 알려지다 보니 무분별한 남획으로 세계적 멸종위기종이 됐다. 해마는 유엔이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식물종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CITES)’으로 보호하는 생물종이기도 하다.

우리나라도 개체 수가 현저히 감소해 생태적 보호 가치가 높은 해양생물 80여종을 해양보호생물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거머리말, 게바다말, 점해마, 복해마 모두 해양보호생물이다. 우정사업본부는 지난 8월 7일 이들 생물의 모습이 담긴 우표 4종을 발행했다. 해양보호생물 우표는 2018년(남방큰돌고래, 상괭이, 점박이물범, 물개) 2019년(산호)에 이어 세 번째로, 이번에도 마름모꼴 우표로 제작됐다. 금액을 표시한 숫자 ‘380’에는 금박을 입혔다. 해양보호생물 우표는 2021·2022년에도 발행될 예정이다.

이재덕 뉴콘텐츠팀 기자 du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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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gust 07, 2020 at 01:24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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