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돔도 오징어게임 열풍…'관리자' 원태인과 '영희로봇' 양준혁
포지션 붕괴, 투수들의 홈런 '펑펑펑'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비시즌을 맞아 양준혁 자선 야구대회에 참가한 프로야구 선수들이 팬들에게 종합선물 세트 같은 무대를 선사했다.
양준혁 야구재단이 주최한 '하이뮨과 함께하는 2021 희망더하기 자선야구대회'가 4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펼쳐졌다.
최지만(탬파베이 레이스), 박효준(피츠버그 파이리츠) 등 메이저리거들부터 이정후(키움 히어로즈), 강백호(kt wiz), 원태인(삼성 라이온즈), 고우석(LG 트윈스), 정은원(한화 이글스) 등 국내 스타플레이어들이 저소득 가정을 돕기 위한 자선 야구대회에 발 벗고 나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지난해 열리지 못한 아쉬움을 달래주기라도 하듯 올해 대회에는 어느 때보다 풍성한 이벤트가 마련됐다.
선수들은 전 세계 열풍을 불러일으킨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을 적절하게 패러디해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했다.
김민수(삼성)가 흰색 가발을 쓰고 001번 초록색 트레이닝복을 입어 '오일남'으로 변신했다.
원태인은 '오징어게임' 관리자의 분홍색 점프수트에 사각형 모양이 그려진 가면을 쓰고 등장한 뒤 연신 "공이 안 보인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압권은 주최자인 양준혁 재단 이사장의 '영희' 분장이었다.
양 위원은 '오징어게임'에 나온 '영희' 로봇으로 완벽하게 분장해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게임을 재현했다.
투수들의 깜짝 홈런 쇼도 빛났다. KIA 타이거즈의 마무리투수 정해영은 4회초 2사 1, 2루에서 좌월 스리런포를 날렸다.
5회말 무사 2루에서는 원태인이 우익수 키를 넘기는 투런포를 터뜨렸다.
여기에 임찬규도 6회초 우중간을 가르는 타구에 홈을 밟아 인사이드더파크홈런을 완성하고 환호했다.
임찬규는 절친한 선배 손아섭의 타격폼을 그대로 따라 하는 등 종횡무진 활약 끝에 대회 최우수선수(MVP)를 수상했다.
이정후는 팀 선배인 박병호는 물론 강백호의 타격폼으로 바꾼 뒤 연달아 안타를 뽑아내며 천재적인 타격 솜씨를 뽐냈다.
이정후는 강백호의 타격폼으로 4번째 안타를 완성한 뒤 강백호의 트레이드마크인 '화살 세리머니'를 펼치며 달달한 '케미'를 보여줬다.
마지막 이닝인 7회말엔 은퇴한 뒤 해설위원으로 활동 중인 심수창을 시작으로 양준혁, 마해영, 이종범 등 레전드들이 차례로 타석에 들어서 진한 향수를 불러일으켰다.
이날 경기는 종범신팀이 양신팀에 16-15 승리를 거뒀다.
선발투수로는 양신팀 최지만, 종범신팀 박효준이 나서 한국인 메이저리거의 이색 선발 맞대결로 또 다른 재미를 안겼다.
changyong@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21/12/04 18:5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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